《타유방의 요리서》가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초기근대잡학총서 '숲속의 숲'이 어떤 기획인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중세 플픽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분들이 어떤 이미지를 선물받았는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이 책이 출간될 '울리포 프레스'가 어디인지 궁금하시다면 여기나 여기를 방문해주십시오 :)
프로젝트는 종료되었습니다 :)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처음에는 책을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중세 플픽 증정 프로젝트인데, 많은 분들과 중세 수고본과 그 삽화의 미학을 나누는 기쁨이 어느덧 훨씬 커져버렸네요. 보내주신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서 마지막으로 10장 더 준비했습니다. 이제 진짜 막차입니다! :)
올 여름에 출간될 《타유방의 요리서》는 초기근대잡학총서 '숲속의 숲'의 첫 권입니다. 여러분이 해주신 트윗 소개, 리트윗, 페이보릿, 모두 이 책과 앞으로의 기획이 많은 분들께 소개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훌륭한 텍스트인만큼, 역자인 저로서는 독자들께 이 글을 최대한 '맛있게' 전달해드리는 게 사명일 터, 이 블로그를 들러주시는 여러분께서는 곧 세상과 만나게 될 이 책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제 "숲속의 숲" 총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된 듯합니다. 처음으로 총서의 아이디어를 냈던 이무영 @commurmuro 의 글을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숲속의 숲" 기획은 이 위에 글로 정리된 이야기를 이무영이 황종욱 @yocla14 에게 이야기하면서 점점 더 구체적인 윤곽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무용하고 아름다운 책"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 중에 바로 기욤 드 티렐의 《타유방의 요리서》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요리서》였는가? 그 문제는 다른 글을 통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보기로 하지요.
단 한 마디로 "숲속의 숲", 또는 "초기근대잡학총서"라는 기획을 설명해보라, 고 묻는다면('단 한 마디'라는 말이 가슴 아프지만 때로 그런 설명이 요구될 때가 있으니까요.) 우리는 유럽이라는 공간적 문맥과 14세기부터 멀리는 18세기까지의 시간적 문맥 속에 존재했던 책들을 통해 '근대(近代)'를 재정의하고자 합니다, 라고 대답하려 합니다. 근대에 대한 재정의는 너무도 많은 이들의 학문적 대상이 되어 왔으니, 오히려 걸리는 것은 '잡학'이라는 단어겠지요. 우리가 이들을 '잡학'이라 부르는 것은 그 책들의 의의를 폄하하고자 함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쉽사리 정의하거나 분절할 수 없었던 것들을 너무 간단하게 유형, 범주화한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비롯합니다. 새로운 출발점. 그것이 우리가 서 있는 위치입니다. 그 이름은 태초의 혼란, 모두가 이야기하되 누구도 알지 못하는 '근대'라는 미답의 영역에 대한 설렘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 기획의 역설적인 면은, 저희가 번역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작품들이 위치한 시공간적 배경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한없이 과거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 것, 또는 그들을 비로소 발견하게 해준 도구들은 지극히 현대적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프랑스 국립도서관이《요리서》를 디지털문서화 해놓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그 문서에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접근할 수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 14세기 후반에 쓰여진 양피지 수고본을 만날 수도 없었겠지요. 또한 그 시간적 간극만큼이나 낯선 중세의 프랑스어를 읽고 번역하는 데 있어 세계 여러 대학들이 구축해놓은 중세 프랑스어 코퍼스(corpus)가 없었더라면 아마 우리는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정직하게 말해 수많은 문자들의 어지러운 배열에 불과했습니다.
최첨단의 정보처리기술을 통해서 돌아간, 수백년 전의 유럽. 시간 속에 갇혀서 조용히 새로운 바벨탑을 쌓아올리고 있는, 이름없는, 또 후대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 우리는 그곳에서 친숙함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즉 우리 시대가 보기에 또는 친숙한, 또는 특이한 흔적들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정반대 의미의 단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결국 후대인들이 이 텍스트들로부터 느낀 낯섬과, 그 낯섬이 가져오는 고독을 이기지 못해 애써 부여한 어떤 추인(追認)을 달리 부르는 것에 불과할테니까요. 우리는 그저, 바로 우리 앞의 텍스트가 열어놓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새로운 일방향으로 그어보는 이스토리아"를 시도해보려 합니다. 그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다만 우리는 그것이 바로 지금 시도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아주 느리게 움직이고 있을 따름입니다.
Oxford Camerate가 연주하는, 14세기 프랑스의 시인이자 작곡가인 기욤 드 마쇼의
"노트르담 미사 La Messe de Nostre Dame" 중 '키리에 Kyrie'입니다.
중세 수고본 이미지 선물 프로젝트는 잠시 쉽니다.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 블로그는 2013년 출간예정인 초기근대잡학총서 '숲속의 숲'의 첫 권『타유방의 요리서』(울리포프레스)를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타유방은 뭐고, 근대잡학은 또 뭐며, 거기에 숲속의 숲...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구요? 저희도 지금 모든 걸 한꺼번에 설명하려 들지 않겠습니다. 다만, 울리포 프레스는 2012년 자끄 드뉘망이라는 훌륭한 시인의 시집을 국내에 최초로 번역 출간한 곳이라는 정보만 슬쩍 흘리겠습니다. (www.oulipopress.com)
지난 며칠간 진행했던 "중세 수고본 이미지 선물 프로젝트"에 보내주신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그 무엇보다도, 중세 수고본의 미학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지금까지 작업해드린 분들의 플픽을 보여드립니다.(프로텍트 계정은 부득이하게 보여드리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이, 오랫동안 서랍 속에서 기다려온 프로젝트가 세상과 만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바랍니다.
1. 14세기 초 영국에서 만들어진 찬송가와 기도서. 편경을 연주하는 다윗 왕. 소유자였던 노포크 공작 Lord William Howard의 이름을 따서 일명 '하워드 기도서'라고 불리는 작품.
2. 15세기에 만들어진, 장 드 쿠르시의 "Bouquechardière 연대기"의 삽화. 파리스와 헬레나가 트로이에서 만나는 장면.
3. 크리스틴 드 피장의 "Le livre des faits d'armes et de chevalerie"의 삽화. 집필 중인 크리스틴 드 피장과 아테나의 도상.
5. 15세기 프랑스의 무인 Jean de Wavrin이 쓴 영국 연대기 중 에드워드 4세의 궁정.
6. 같은 책에서 콘스탄스와 헬레나의 만남.
7. 중세 프랑스 문학의 걸작 중 하나인 기욤 드 로리스/장 드 묑의 『장미 이야기』중 "춤"